온천
온천의 안개가 자욱한 사이, 그녀는 나른한 자세로 뜨거운 탕에 몸을 담갔다. 축축한 긴 머리카락이 어깨와 목에 달라붙고, 물방울이 쇄골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며, 피부가 증기 속에서 발하는 부드럽고 윤기 나는 광택을 비춰준다. 살짝 붉어진 볼과 반쯤 내리깐 눈동자는 여행 후 경계를 풀어버린 소녀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다. 따뜻한 오렌지빛 조명과 나무로 된 탕屋가 어우러져, 은밀하면서도 미묘한 에로틱함이 느껴지는 온천 분위기를 연출하며, 모든 프레임이 흐르는 듯한 동양 수묵화처럼 부드럽고 매혹적이다.
하네아메 雨波