악독
짙은 붉은 촛불 아래, 그녀는 칠흑 같은 고딕 롱 드레스를 입고 날카로운 손끝으로 은십자가를 살짝 쓸어내린다. 차가운 시선에는 타고난 악의가 담겨 있고, 입가에 걸린 듯 웃는 듯한 미소의 곡선은 영혼을 순식간에 찢어발길 듯하다. 모든 자세 하나하나가 원한으로 유명한 그 귀족 소녀를 정밀하게 재현하며, 음울하면서도 화려하고,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이다. 화면 전체에 짙은 금기와 극적인 긴장감이 감돌아, 그녀가 만들어낸 악독한 미학에 저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.
봉강강







